어느 학생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답니다.
“저는 지금 관광학을 전공하고 있고 평소에 호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호텔투자개발 분야 글들을 보고 정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라고 생각이 들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물론 학교도 지방대에 잘하는 것도 없지만 지금 영어부터 꾸준히 준비중입니다. 혹시라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호텔투자개발' 이라는 분야로 도전하려면 어떤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해주실수 있나요?”
호텔투자개발 분야로 나가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 글을 쓰려고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글이 온통 공부하고 경험해 봐야 한다…라는 조언 뿐이더 군요. 그래서 주제를 바꿔 지금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글의 주제는 인도사람들이 어떻게 미국의 호텔들을 소유하게 되었는지 입니다. 다만 이 글은 제가 아는 호텔 오너들로 부터 직접 듣고 쓴 글이기에 일반화 시키기 어려울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
(image source: kr.123rf.com)
미국에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오너들에 절반 정도가 인도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 오너 컨퍼런스에 약 5천명 정도 참여하는데, 그 절반정도가 인도 사람 이기도 하였습니다. 식사를 할때는 인도음식 섹션이 따로 있을 정도 입니다.
우리나라에 김씨가 많은 것 처럼, 인도에는 파텔 (Patel) 성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알게된 인도인들 중에 꽤 많은 사람들이 파텔 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파텔들은 인도의 동부 구자라트에 많이 살며 다아이몬드와 직물들의 상권을 주름잡던 상인들 이 대부분 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옛날의 거상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이름 이었나 봅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인도와 아프리카는 영국령이 되었답니다. 이때 인도의 카스텔 제도를 벗어나고 본인들의 능력을 더 펼치기 위해 많은 파텔들이 아프리카로 옮겨갔다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아프리카의 상권을 장악하고 많은 돈들을 벌어 드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권들이 속속 들어서고나서, 이들의 상권과 자산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위협을 당하고 다른 나라로 추방을 당하기 시작했답니다. 이때 파텔들은 인도로 돌아가기 보다는 영국행과 미국행을 선택하였다고 합니다.
미국에 정착한 파텔들은 가족들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하여 어떤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 했답니다. 마침 2차 세계대전을 끝낸 미국은 자동차의 소유가 늘어나고 고속도로의 확장이 진행중이 었습니다. 이때 고속도로 근처의 10개 정도의 객실을가진 모텔들이 파텔들의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는 모텔들은 파텔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생계수단이 되었지요. 아버지는 엔지니어, 어머니와 숙모는 하우스키퍼, 삼촌은 프론트 데스크에서 일할 수 있는 가족형 사업이 됩니다.
몇몇 2세대 호텔 오너들에게 들은 그들의 어린 시절은 호텔/모텔의 삶 뿐이었다고 합니다. 학교를 다녀오면 주위의 다른 모텔들의 객실 가격과 vacancy 상황을 체크하는게 어린 파텔들의 일이 었다고 합니다. 옛날 미국 모텔들은 객실이 다 차면 모텔 밖의 "Vacancy"라는 빨간 네온싸인을 꺼서 더이상 객실이 없다는 걸 손님들에게 알려줍니다. 경쟁 모텔들의 객실들이 다 차고, 가격이 올라가면, 어린 파텔은 부모들에게 이 정보를 전하여 객실의 가격을 올리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또 객실이 다 차면, 가족들이 쓰던 객실을 손님에게 판매하고, 가족은 프론트 데스크 뒤쪽의 오피스에서 잠을 자면서 100% 이상의 객실 점유율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어린 파텔은 객실가격과 점유율을 조정하여 maximize revenue를 경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Revenue Management 였던 것이지요.
부동산은 다른 산업에 비해 자산인 건물과 땅을 담보로 잡고 융자금을 은행으로 부터 빌려오는데 조금 유연합니다. 제조업이나 유통업이 파산을 하면 채권단에서 자산들을 차압하여 현금화 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부동산의 경우 건물과 땅을 차압하여 채권단이 계속 부동산을 운영하던가, 아니면 경매를 통해 자산화 시키는데 조금 더 유연합니다. 특히 땅의 경우에는 유한 자원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경매를 통해 제 값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파텔들은 모텔의 부동산 특성을 살려, 두번째 모텔을 사들일때 처음 모텔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조금더 쉽게 융자금을 빌려올 수 있게 됩니다. 1개 였던 모텔이 10년 후에는 여러개의 모텔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몇 개의 모텔을 팔아 중급 호텔 1개를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다시 10년을 지나면 여러개의 중급 호텔을 소유하게 되고, 몇 개의 중금 호텔을 팔아 대형 호텔을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1세대 파텔들이 가족형 사업을 키우고 있을때, 2세대 파텔들은 미국의 대학을 졸업하여 동문들을 통해 대형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제 파텔들의 가족형 모텔 사업은 호텔투자회사로 바뀌게 됩니다. 50개 호텔 이상을 소유한 미국 호텔 투자 회사들 중에서, 인도 사람이 만든 회사 중에 대표적 예가 Noble Investment (Mit Shah), Hersha Hospitality Trust (Jay Shah), Baywood Hotels (Al Patel), and JMH Hotels (HP Rama) 들 입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원래 질문을 했던 학생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본인의 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한 길이 있을 수 있다는 것만 알아도 조금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을것입니다. 유학이나 공부를 하여 호텔투자개발 회사에 들어갈 수 도 있고, 미국의 파텔들 처럼 조그마한 모텔을 통해 큰 호텔을 투자개발하여 소유할 수도 있습니다. 꼭 명문대 나와야만 하는 호텔 투자개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능력이 특출 나야만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본인이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려 할때 준비해야 할 것은, 어떤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과 마음가짐 입니다. 이걸 심리학 쪽에서는 ‘Grit(그릿)” 이라고 하더군요.
꿈 또는 목표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면, 그건 꿈이 아니라 현실 입니다. 어렵더라도 길게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본인의 능력을 키워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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